<aside> ✏️ 다른 단체들은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이런건 우리 단체만의 고민일까? 우리는 무슨 일들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서로 회의나 연대의 현장에서 종종 만나왔지만, 해야 할 일에 쫓겨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아요. 올 겨울,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서 단체들을 만나러 갑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들려준 시민사회단체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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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녹색소비자연대는 소비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소비자들의 연대체입니다. 도저히 뗄 수 없는 생활과 소비! 이 어쩔 수 없는 굴레 속에서, 작은 실천을 모아 기업을 바꾸고 산업구조를 바꾸고, 지역사회와 세상을 바꾸어 나가려고 합니다.

환경과 소비....? 언뜻 어울리지 않는 말처럼 들립니다. 소비는 필연적으로 환경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녹색 소비가 될 수 있지? 천안녹색소비자연대(이하 녹소연)의 유혜정국장님도 처음엔 개념을 설명하는 것부터 어려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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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많이 바뀌었지만 예전엔 소비는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강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이 ‘선택’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주체는 나니까, 나부터 조금씩 바꿔가자고 이야기합니다. 개인이 경제구조나, 정책과 같은 거대한 변화를 이룰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일상 속의 수많은 선택은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먹을지, 어떤 제품을 사용할지, 무엇을 타고 출근을 할지... 소비의 영역에서 시작된 변화는 삶의 다른 양식들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과 변화들이 모여 세상이 변화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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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소비자연대는 전국조직입니다. 천안을 포함한 열다섯개 지역에 지역 조직들이 있습니다. 각각의 생활 현장에서 소비자들의 힘을 모아내고 함께 행동하고 있는데요.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3無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플라스틱, 소고기, 차. 이 세 가지 없는 날을 보내자는 캠페인입니다. 그런데 소고기는 왜 들어갔을까요? 인간이 하는 행위 중 육식이 기후위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 중 소고기는 키우고 이동하는 데에 가장 많은 탄소에너지가 쓰입니다. 이렇게 전국 열다섯개 녹소연에서 슬로건으로 걸고, 매월 30일에 공동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아예 없앨 수는 없지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의식적으로 행동한다면, 그렇게 행동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조금은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한때는 텀블러를 들고 다니면 유별나다는 시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멋있는 일로 바뀌었잖아요? 그런 변화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행동의 변화까지 도달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행동을 촉진시킬 수 있을까, 민망하거나 어렵지 않게,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는 늘 고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예전에는 소비가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소비를 하는 성향이 강했다면 최근의 코로나, 기후변화 등을 겪으면서 환경문제와 환경을 고려한 소비에 대한 의식이 많이 변화한 것 같다고 합니다.

이렇게 환경이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요즘은 공공기관 뿐 아니라 기업들도 환경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환경단체가 아니더라도 민간의 많은 주체들도 환경 관련 활동들을 많이 하는데요. 바르게살기, 새마을회 같은 국민운동단체들도 아이스팩 수거나 탄소중립캠페인 같은 활동들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친환경을 외치고 있는데, 녹소연은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저희가 천안에서 우유팩 수거 사업을 하고 있어요. 그렇지 않아도 이 사업 하면서 화두로 올라왔던 질문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왜 하필 우유팩을 하지? 쓰레기 문제는 많은데... 우유팩이 상징적이었던 거죠. 우유팩은 재사용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인데, 분리 배출할 수 있는 체계가 잘 갖춰져 있지 않으니 그냥 종이로 버리게 되는 거예요. 행정복지센터에서 수거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배출하게 되잖아요. 우유팩을 분리배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되는 건데.. 이런 것들을 찾아서 우리가 문제제기하고 천안시에서 아파트에 우유팩 배출함 설치하게 하고, 주택가로 확대하고, 또 전국적으로 연대해서 환경부에서 하게 만들고 하는 거죠. 다른 단위들이 정부의 지침이나 지금 이야기 되는 선에서 실천한다면 녹소연은 시민들의 행동들 엮어내서 제도적으로 요구하고, 또 하나를 이루면 그 다음 스텝을 제안하는 역할들을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시민들은 준비되어 있으니, 제도가 바뀌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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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엔 월경컵 수다회를 진행했습니다. 6,7년 전에도 기획했었는데, 그때는 ‘망’했답니다.... 그런데 이번엔 열 명 정도의 회원과 시민들이 참여해서 월경을 매개로 여성의건강권, 인권, 페미니즘, 제로웨이스트 등 여러 가지 주제들로까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됩니다.